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7월까지 유럽 노선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런던·프랑크푸르트 2개 노선을 주 6회 운항 중이지만, 국제선 공급을 매월 확대해 오는 7월에는 6개 노선에서 주 17회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28일부터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주 4회에서 주 5회로, 이달 30일부터는 인천~런던 노선을 주 2회에서 주 3회로 증편한다. 6월에는 인천~파리 노선과 인천~로마 노선 운항을 2년3개월 만에 재개한다. 로마는 6월 18일부터 주 2회, 파리는 6월 22일부터 주 3회 운항한다. 7월에는 인천~바르셀로나 노선과 인천~이스탄불 노선을 2년4개월 만에 다시 운항한다. 두 노선 모두 7월 23일부터 주 2회 운항한다. 운항 재개·증편으로 7월이면 주간 운항 횟수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은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을 회복하게 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국제선 운항 규모를 연말까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50%까지 회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달부터 국제선 정기편을 주 100회씩 증편하기 시작해 7월부터는 주 300회씩 증편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 수도 지난달 10대 이하에서, 이달 20대 이하로, 7월부터는 30대 이하로 늘린다.
국토부 방침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로스앤젤레스(LA), 파리, 런던 등 노선을 이달에 증편한다. 지방 공항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말부터 대구~다낭, 대구~방콕 노선을 주 2회씩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6월 24일부터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항을 2년4개월여 만에 재개한다.
국제선 공급은 확대되고 있지만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당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도쿄(하네다) 노선의 1인 이코노미석 왕복 항공권(직항 기준) 가격은 2019년 6월 20만원 내외였지만 현재는 50만원 내외로 형성돼 있다. 인천~뉴욕 노선 항공권은 2019년 120만원 내외에서 현재 300만원 내외로 거래된다.
이처럼 항공권 가격이 천정부지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로는 방역 규제에 따른 공급 제한이 꼽힌다. 현재 항공기당 탑승률은 70% 이하로 규제하고, 코로나19 이전에는 40회에 달했던 인천공항의 시간당 국제선 도착 편수도 방역 담당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한하고 있다. 이용객 상한선을 정해놓고 규제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탑승률이 크게 떨어진 만큼, 항공사로서는 손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항공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국내 방역 지침도 수요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만약 해외에서 PCR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다시 '음성'이 나올 때까지 국내로 돌아올 수 없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적 수준을 가진 국가 중에서 이처럼 PCR 검사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국가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 항공업계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수요를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선 PCR 검사 확인 제도가 먼저 사라져야 한다"며 "주변 국가 사례를 살펴보면서 방역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제선 공급 확대가 탄력받기 위해선 정부의 이용객 제한 조치가 완전히 풀려 항공권 이용자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정도로 대폭 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런던 노선 탑승자는 아무런 방역 관련 규제 없이 입국이 가능하다. 그 외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백신 접종 증명서 △코로나19 완치 증명서 중 1개 서류만 지참하면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