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윤리 - 서울대학교 : 각주 참고문헌

신입생들이 대학이라는 새로운 교육 환경에서 부딪치게 되는 첫 난관은 무엇일까? 바로 각종 수업에서 요구되는 학술 리포트 등의 다양한 글쓰기 과제가 아닐까. 고등학교 때까지 본격적인 글쓰기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던 학생들이 갑자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것을 요구받게 되니, 난감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글쓰기는 대학에서의 성공적인 학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표절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윤리적인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글쓰기의 윤리란 무엇인가. 글쓰기란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말로 ‘표현’했다는 의미이자 약속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표현을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인 것처럼 가지고 와서 글을 쓴다면 그것은 명백한 표절이자, 글쓰기의 윤리를 저버린 것이 된다.

물론 글에 담긴 모든 생각과 모든 표현이 자기만의 독창적인 것일 수만은 없다. 우리가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은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의미하며, 학문을 한다는 것은 말과 글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 축적되어온 기존의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학문 자체가 남의 글과 말을 통해 배우는 과정을 전제하므로, 기존의 지식에 새로운 것을 더해나가는 학문의 과정을 글로 표현한 학문적인 글쓰기에서 역시, 모든 것이 자신만의 독창적 생각이나 표현만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다만 기존의 지식을 참고했을 경우, 그 지식이 어떤 선행연구자에게 빚진 것인지 밝히고, 자신이 새롭게 추가하거나 기여한 부분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윤리적인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글쓰기의 윤리와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학생들이 배움의 과정에서 습득하게 된 지식에 대해 나의 생각과 남의 생각을 명확하게 구별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비판적인 사고가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지식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암기해야 할 객관적인 정보로 대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보 자체만이 중요할 뿐, 그것이 누구의 생각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고, 따라서 어디까지가 남의 생각이고, 어디부터가 나의 생각인지 구분이 불명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르게 되면, 남의 생각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나의 태도와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 대학에서 요구되는 윤리적인 글쓰기란 이러한 비판적인 사고력을 바탕으로, 나의 생각과 남의 생각을 분명히 구별하고, 이를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윤리적인 글쓰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이 여러 연구자들의 기여를 통해 발전하여 온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데 있어 선행 연구자들의 기여를 인정하는 것이다. 글에 담긴 생각이나 표현 중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왔으나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표절이다. 반대로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고 정확하게 인용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글을 참고한다면, 이는 오히려 학문을 하는 연구자의 기본적인 성실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바르게 인용하고, 출처를 밝히는 법을 인용법이라고 한다. 인용법은 다른 사람의 독창적인 생각과 표현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인정해 주고, 또한 스스로도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기 위한 방법이다. 따라서 대학생들은 지식인으로서, 또한 학문 후속 세대로서, 다른 사람의 지적 기여 및 재산을 인정하고 또 스스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용법을 완벽하게 숙지하여, 윤리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용법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표현을 인용할 경우, 1) 따옴표의 사용 및 구체적인 언급 등을 통해 인용 사실을 밝히고, 2) 해당 내용에 대한 출처를 분명히 밝혀, 표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원저자가 쓴 글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 인용의 두 가지 방법

(1) 직접 인용

다른 사람의 표현, 즉 문구까지 그대로 가져오고 싶거나, 그럴 필요가 있을 때, 직접 인용의 방식을 취한다. 인용하고자 하는 문구가 한 문장 내외의 짧은 분량일 경우, 큰 따옴표를 사용하며, 인용하고자 하는 분량이 많을 경우에는 줄띄우기, 들 여쓰기, 글씨 크기 및 줄 간격 조절 등의 방식을 통해 본문에 직접 삽입하되, 본문과 분명하게 구별될 수 있도록 한다.

- 인용하는 분량이 적을 경우

- 인용하는 분량이 많을 경우

(2) 간접 인용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가져오되, 그 표현은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나의 말로 바꾸어 서술하는 경우를 말한다. 직접 인용부호를 쓰지 않으므로,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서는 안 되며, 반드시 나의 표현으로 말을 바꾸어야 한다. 아무리 각주를 달아 출처 표시를 했다고 하더라도, 직접인용부호 없이, 표현을 그대로 가져오면 표절이다. (보통 인용부호 없이 연속으로 4~6 단어 이상을 가져오면 표절) 이때 주의할 것은 나의 표현으로 말을 바꾸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인용을 정확하게 하지 않고 나의 의도에 맞게 왜곡시킨 경우에도 표절에 해당된다.)

2) 출처 표시

(1) 각주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의 경우 모두, 해당 부분에 각주 표시를 통해 출처를 밝혀야 한다. 가) 이때 포함시켜야 하는 내용은 ㉠ 누가 ㉡ 무엇을 ㉢ 어떻게 ㉣ 어디서 ㉤ 언제 등의 정보이다. 즉, ㉠ 저자명 ㉡ 글의 제목 ㉢ 논문인지 단행본인지(학회지 혹은 단행본명) ㉣ 출판사 ㉤ 출판일 ㉥ 인용면수 등을 정확히 표시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나)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표시하는 형식으로는 크게 ㉠ 외각주와 ㉡ 내각주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학문 분야에 따라 통용되는 방식이 다르므로, 이를 확인한 후 따르면 된다. 또한 논문인지 단행본인지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호도 학문 분야에 따라 다르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가) 출처 표시에 들어가야 하는 내용

나) 출처 표시의 형식

㉠ 외각주(外脚註)

본문 안(內)에 직접 출처 표시를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 밖(外)에 있는 각주를 통해 참조한 글의 출처를 표시한다. 본문에는 번호를 붙여 각주를 참고하라는 표시만하고, 해당 페이지의 하단에 있는 각주를 통해 구체적인 출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 내각주(內脚註)

외각주를 사용할 경우, 본문과 각주 사이를 오가며 글을 읽게 되는 불편함이 있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이 내각주이다. 내각주는 본문의 괄호 안에 저자명과 해당 저서의 출판년도 및 인용 페이지만을 표시하고, 대신 보다 구체적인 사항은 참고문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2) 참고문헌

참고문헌은 자신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떠한 문헌을 참고하였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보여주는 란이다. 본문의 각주에서는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인용한 글에 대한 서지사항만을 정리하여 보여주었다면, 참고문헌에서는 본문에서 인용하거나 언급하지 않은 글이라도, 해당 주제와 관련하여 참고한 문헌이면 포함시킨다. 이는 후학들의 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직접 인용한 부분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용면수는 표기하지 않으며, 본문에서 외각주 방식을 사용하였는지 내각주 방식을 사용하였는지에 따라 참고문헌 표기 방식이 약간 다르다. 내각주의 경우 본문에서 논문이나 저서 제목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출판년도만 표시하기 때문에, 참고문헌란에서 해당 논문이나 저서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저자명 바로 옆에 출판년도를 표시하는 것이다.

- 본문에서 외각주 방식을 사용하였을 경우 참고문헌 형식:
  박진우, 『21세기 천황제와 일본: 일본 지식인과의 대담』, 논형, 2006.

- 본문에서 내각주 방식을 사용하였을 경우 참고문헌 형식:
  박진우(2006), 『21세기 천황제와 일본: 일본 지식인과의 대담』, 논형.

“참고문헌을 작성할 때에는 보통 자료의 종류(단행본, 논문)나 자료의 국가별 출처(국내서, 국외서)에 따라 나누어 정리한다. 동일 항목 내에서는 국내서의 경우, 저자명의 가나다 순, 외서일 경우 저자 성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정리한다.”

예1) 본문에서 외각주 방식을 사용하였을 경우 참고문헌 형식

예2) 본문에서 내각주 방식을 사용하였을 경우 참고문헌 형식

3) 유의사항

(1) 연결어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인용을 하는 경우에는, 해당 부분이 누구의 생각이며, 어디까지가 인용이고, 어디까지가 나의 생각인지 구별이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적절한 연결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인용을 본문 중에 삽입할 때에는 “~에 따르면”이나, “~라고 한다” 등의 표현을 인용의 앞이나 뒷부분에 연결하여, 해당 부분이 다른 사람의 생각임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2) 충분한 설명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의 하나는, 인용은 형식에 맞게 하되,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본문 안에 삽입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가져와 그 내용을 본문에 삽입하는 경우, 그 앞이나 뒷부분에 왜 그러한 내용을 가져왔는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권위자의 의견이라 가지고 온 것인지, 혹은 내가 근거를 들어 반박하고자 하는 내용이어서 가지고 온 것인지, 또는 일부는 맞지만 일부는 나의 견해와 다르기 때문에 가지고 온 것인지 등, 인용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을 통해 본문과 잘 연결시켜야 한다.

* 예시에서 활용된 논문 *

김준태, 「‘공감능력’으로의 양지(良知)의 재해석, 『제19회 우수리포트 공모대회 수상작』, 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교실, 2014.3.
김보미, 「천황에 대한 일본인의 무관심이 갖는 성격과 기능에 대한 고찰: ‘포스트-단카이 주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제19회 우수리포트 공모대회 수상작』, 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교실, 2014.3.

표절

- 표절의 종류

  표절은 크게 ‘생각’에 대한 표절과 ‘표현’에 대한 표절로 나눌 수 있다.

1) 생각에 대한 표절

(1)다른 사람의 아이디어, 생각, 개념, 내용 등을 출처 표시 없이 가져오면 표절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글을 참고하여 아이디어를 얻은 경우, 해당 내용을 반드시 표시해 줘야 한다.

(2)다른 사람의 아이디어, 생각, 개념, 내용 등을 왜곡하여 인용하면 표절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나의 의도 및 편의에 맞게 왜곡하여 인용하면 안 되며, 인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원저자의 생각을 본의에 맞게 충실하게 제시해야 한다.

2) 표현에 대한 표절(자구에 대한 표절)

(1)인용부호 없이 다른 사람의 문장 중 연속으로 4~6 단어 이상을 가져오면 아무리 각주를 달아 출처 표시를 했다고 하더라도 표절이다. 다른 사람이 쓴 표현을 4~6단어 이상 가져오려면 큰따옴표를 사용하여 해당 부분이 직접인용한 것임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2)인용부호 안에 넣은 부분은 원저자의 표현과 완전히 일치해야 하며, 이를 다르게 인용하였을 경우 표절에 해당된다.
(만약 변경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사실을 밝혀야 한다.)

3) 자기복제(이중 게재)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표현만이 아니라, 이전에 발표한 글에 담긴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일 경우에도, 인용이나 출처 표시 없이 재사용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저널리즘에서는 이에 대해 ‘자기표절’이라는 선정적인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자기복제라는 말이 더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김태환, 2012, 42-43). 글의 내용 중 이전에 쓴 글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다른 사람의 글을 표절했을 때와 같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안전하고 바람직한 방법은 자신의 글이라도 다시 사용할 경우에는 인용을 정확히 해 주는 것이다. 자기복제가 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는, 논문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동일한 논문을 제목만 바꿔 이중 게재하는 등의 일이다. 이중 게재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그런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참고문헌>

김태환(2012), 『인용법(개정판)』, 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교실. 서울대학교 대학국어편찬위원회, 『대학국어>』, 2009, 서울대출판.

이정민(2004), 『논문 작성의 윤리』, 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교실.

정희모(2009), 『대학 글쓰기』, 도서출판 삼인.

http://writer.snu.ac.kr/index.php?hCode=INVESTIGATE_02_04_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