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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같이 찾아오는 봄

그는 아내가 정성껏 준비해 준 아침을 남김없이 먹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같이 가겠다는 아내를 뿌리치고 오늘도 어김없이 혼자 나섭니다.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6인 병실에 입원하신 노모를 일주일 동안 차가운 병원 복도 의자 위에서

칼잠을 자며 간호하기도 했던 그는 말기암 환자입니다.

아내는 그런 그가 안쓰럽고 걱정되었지만

어머니 곁을 지키겠다는 그의 고집을 꺽을 수가 없었습니다.

 

적도의 타지에서 몸을 돌보지 않고 일만 했던 그가

그렇게 모은 돈으로 아이들을 유학 보내고

혼자 외롭게 생활하며 병을 키운 듯해서 아내는 가슴이 아픕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병에 좋다는 음식들을 지극정성으로 해서 차려 놓으면

물 한 모금도 삼키기 어렵다는 항암 치료 중에도 그는 그 음식들을,

토악질을 하면서도 남김없이 다 먹어 줍니다.

 

얼마 전부터 그는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책상머리에 앉습니다.

그는 어쩌면 못다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길고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찬란하게 꽃을 피워내는

기적같이 찾아오는 저 봄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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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quatro

등록일2014-07-12

조회수24,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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